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枯領街殺人事件

감독 : 양덕창
주연 : 장진
        리자 양
        장 구오주
음악 : 장 혼다
1995년 4읠 13일 WARNER MUSIC KOREA 발매

대만의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란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를 제외한다면 너무나 찾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몇몇의 이름난 감독들의 작품을 제외한다면 사실 대만의 대중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너무나 힘든 일이지요.

90년대 초, 예술영화의 바람과 함께 영화팬들이 너무나 열열하게 칭송했던 몇몇의 대만 감독들 중에 양덕창이라는 이름은 상당히 유명한 이름이었습니다. 당시 소문에 휩싸였던 작품은 120분짜리 테이프 2개를 꽉꽉 채웠던 것으로도 유명했던 영화 <고령가살인사건>이었습니다. 작품의 길이도 길이였지만 답답한 시대에 힘겹게 청춘을 경험하는 아시아의 한 나라에 관한 내용 때문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했었지요. 대만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흡사하다는 이야기는 대만영화를 통해 많이 읽을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선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당시 대만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이 남겨준 그들의 대중문화가 자신의 성장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양덕창의 말은 영화를 기억하는데 있어 다시 한번 머리에 새기게 합니다. 그러고보니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감독 자신이 지나온 자신의 청춘을 다시  되돌아보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요. 자신의 청춘기에 영향을 미쳤던 미군부대의 음악소리 역시 우리들의 기억과 그리 멀지 않아 이 영화에서 쓰인 음악들 역시 우리도 대만과 비슷하게 가졌던 그 시대를 회상하기에 모자람이 없게 하는 작품입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이 오비슨, 그리고 버디 홀리의 음색은 미군부대의 담배연기 자욱한 술집을 떠올리는데 더 없이 좋은 것들입니다. 항상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곳, 그래서 시간이 정지한 듯한 그곳에서 그들은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살아있지요. 그리고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서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사귀는 아이와의 결투를 뒤로 하고 자신의 여자 친구의 가슴에 칼을 꽂는 소년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듯 영화전반에 조용히 흐릅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런 상처입은 청춘과 함께 그곳에 있는 듯 합니다.

미국의 록큰롤을 대표하는 이름 엘비스 프레슬리는 인기와 부을 통한 성공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사실, 불행한 그의 일생과 급작스러운 죽음을 생각한다면 그의 목소리가 더 이상 달콤하거나 행복의 증표는 아니지요. 어두웠던 시대, 그리고 정체한 듯 답답한 시간 속에서 울려 퍼지는 프레슬리의 목소리는 먼 바다를 건너온 위로이기보다는 동질감에 더 가깝습니다.

양덕창은 영화 속에서 그의 목소리를 '고령가 소년 합창단'을 조직, 재편곡해 더욱 더 가깝게 스코어화 했지요. 그래서 영화 속의 음악들은 더욱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쓸쓸한 청춘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는 영화 <고령가소년 살인사건>의 사운드트랙 중에서는 첫 곡에 자리잡은 프랭키 아발론(Frankie Avalon)의 "Why"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트랙 6번의 동명 연주곡(Guitar Instrumental)과는 다른 버전입니다. 조용하고 나즈막한 그리움의 시간여행 2분 32초가 되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Why
2. Poor Little Fool
3. Angel Baby
4. Don't Be Cruel
5. Mr. Blue
6. Why (Guitar Instrumental)
7. Are You Lonesome Tonight
8. This Magic Moment
9. Only The Lonely
10. Never Be Anyone Else But You
11. Peggy Sue
12. Are You Lonesome Tonight
(Guitar Instrumental)
by kinolife 2006. 7. 15.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