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 듣는 영화음악, 지난 두달 동안 '영화 속의 가상 밴드들의 음악'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앞으로 두 달여 동안은 영화 속의 클럽으로 다시 찾아가 그 곳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들을 다시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귀를 쫑긋 세우세요. 아니 궂이 그러지 않으셔도 그곳에서의 음악은 다른 곳에서의 음악보다는 쉽게 들릴 것 같다는 짖궂은 생각이 문득 듭니다.

영화에 간간히 등장하는 클럽은 많은 우리의 스타들이 종종 들르는 곳이지요.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들과 혹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때론 영화의 무대가 대기 위해서도 많이 등장하는 곳이지요.

그리고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한 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이트 클럽에서 무용수의 댄스를 볼 수 있는 스테이지를 갖춘 스티립 바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의 클럽을 들여다보면 일상에 찌든 사람들이 어떤 일탈을 꿈꾸는지 알 수 있게 하지요.

우리가 실제 어쩌다 술에 취해 기분에 이끌려 가듯이 영화 속에서도 나이트 클럽은 많은 우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나이트클럽 종사자나 스트립댄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도 꽤 있어, 이 장소를 손님처럼 들르는 곳 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들도 꽤 있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우연이나 단발성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나이트 클럽을 위시한 클럽들을 들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 속의 나이트 클럽에서 들려오는 흥겨운 음악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혼자서 있는 방에서는 남몰래 음악에 몸을 맡겨 보아도 좋을 듯 싶습니다. 자! 그럼 영화 속의 환락, 그 속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볼까요?


Side A Track # 1 영화 <풀몬티> 中  "Hot Stuff"  

Side A Track # 2 영화 <스트립티즈> 中  "Sweet Dreams"  

Side A Track # 3 영화 <플래쉬 댄스> 中  "Maniac"  

Side B Track # 4 영화 <펄프 픽션> 中  "You Never Can Tell"  

Side B Track # 5 영화 <쇼걸> 中  "You Can Do It"  

Side B Track # 6 영화 <버드케이지> 中  "We are Family"  
by kinolife 2006. 8. 4. 04:21
질 주

감독 : 이상인
주연 : 남상아
        이민우
        김승현
        송남호
        김태욱
음악 : 박안나
1999년 8월  WEA 국내 발매

가요방, 비디오방, 나이트 클럽, 홍대앞이라는 말 앞에 뒤따르는 카페, 이런 곳들이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질주>를 생각한다면 그런 곳에 대한 생각이 틀린 건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영화를 보는 많은 젊은이들이 동의한다면 말이죠.

영화 <질주>는 왕가위의 색깔이 느껴지는 빠른 도시의 모습에서 시작해서 비틀거리는 청춘들의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합니다. 각각 4명의 개성있는 청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에 피곤한 몸을 쉴 곳을 필요로 하는 상진이(이민우 분)와 언더밴드의 보컬을 하면서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는 바람(남상아 분), 진정한 오렌지족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린 영혼을 가지고 있는 승현(김승현 분), 엘리트지만 조금은 비겁하면서 나약한 모습의 선우(송남호 분). 이렇게 네 명은 갖가지 다른 이유로 한 건물 내의 상점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 곳곳에서 얽히고 만나게 되죠.

영화 속에서 이들 4명은 각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마치 스크린이하는 일기장에 끊임없는 자기고백을 털어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조금은 쑥스러울수도 있는 독백도 영화 속에서는 허전한 기운 속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가 혹시, 배우들이 독백으로 처리하는 단순한 독백형식을 띄고 있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삶과 마음을 음악이나 그림이라는 예술적인 수단으로 표현하기에 더더욱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이야기의 중심점에 있기도 한 남상아의 목소리에 퍼져오는 무거우면서도 허탈한 목소리는 이 영화의 기본 색깔이기도 하지요.

이 영화에는 명실공히 스스로 작곡하고 스스로 부르는 기타 속의 독백처럼 자유로우면서도 불안한 젊은이들의 표상인 카페 속의 라이브 밴드들의 노래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흔히들 홍대 앞 까페로 대표되는 이들의 라이브 노래는 실제 이 영화처럼 그렇게 노래하고 이야기 해왔으며, 여전히 자신들만의 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언더밴드 중에서 그래도 유명한 '언니네 이발관', '미선이', '옐로우 키친' 등의 노래를 덤으로 들을 수 있지요. 특히 이 영화에서 직접 노래를 해 주는 남상아는 실제 '허클베리 핀'이라는 그룹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는 실제 언더밴드 가수로 이 영화에선 기존의 자신의 색깔보다는 좀 순화된 "아이스 큐브"라는 곡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방황을 보여주는 영화 <질주>에서 실제 한국의 또 다른 음악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조금은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들 4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른바 '아르바이트생들의 단합대회' 내에 잔잔히 깔리는 그룹 '미선이'의 "시간"이나 영국의 5인조 밴드인 '레벨레스'의 "What A Beautiful Day" 는 경쾌함 속에서 청춘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곡으로 아주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며, 미국에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노래하는 트레이시 채프먼의 "The Promise"는 보너스 같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영화 <질주>를 통해 듣는 한국의 인디 음악의 세계는 영화의 색깔과 더 없이 맞게 떨어지면서 색다른 시간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실제 상당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인디 그룹 중 하나인 '언니네 이발관'이 부르는 "어제 만난 슈팅스타"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사운드트랙 11번, "어제 만난 슈팅스타로" 로 즐겁고 경쾌한 5분 11초가 되시길 빕니다.

-곡 리스트-

1. 죽이다 - 남상아
2. 항상 넌 TV속의 그를 보며 - 남상아
3. 입맞춤
4. 불을 지르는 아이 - 남상아
5. 즐거운 미행
6. TECHNO NIGHT
7. 보도블럭 - 남상아
8. 시간 - 미선이
9. WHAT A BEAUTIFUL DAY - LEAVELLERS
10. PACK LAND - SPOON
11. 어제 만난 슈팅스타 - 언니네 이발관
12. SWEET - YELLOW KITCHEN
13. 결혼 - 강아지
by kinolife 2006. 7. 21. 12:50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

감독 : 토드 헤인즈 Todd Haynes
주연 : 이완 맥그리거 Ewan McGregor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 Jonathan Rhys-Meyers
        크리스티안 베일 Christian Bale
        토니 콜레트 Toni Collette
음악 : 카터 브루웰 Carter Burwell, 라디오헤드 Radiohead
1999년 Universal Record 국내발매

언제부터인가 이 영화를의 제목을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헛갈리던 때, 이 영화에서 '루 리드'를 생각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지요. 아마도 그 헛갈림은 억측에 가까운 이야기겠지만 루 리드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인생 그것 자체가 주는 쓸쓸함'에 대한 기억은 사실이었고, 이 영화 <벨벳 골드마인>은 그 중에서도 노래하는 사람들의 쓸쓸한 삶에 대해 절실히 알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루 리드와 <벨벳 골드마인>의 이미지가 오버랩되었던가 봅니다.

데이빗 보위와 이기 팝의 느낌까지 발산하는 영화 속의 인물들은 한마디로 미국에서 바라보는 영국의 과거 음악에 대한 진한 애정과 향수 그 자체였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이들을 영국인들 뿐만 아니라 현재는 일부 팬들에게도 스타 이상의 의미를 지닌 사람들이니 말이죠. 주제로 듣는 OST '영화 속 밴드' 그 일곱번째 영화, 일곱번째 그룹이야기는 화려한 의상과 동성연애, 그리고 마약으로 얼룩진 글렘 록의 음악세계로 들어갑니다.

영화 속에서 가상으로 활동하는 커트 와일드(이완 맥그리거 분)와 브라이언 슬라이드(조나단 라이 메이어스 분)은 70년대의 글렘의 모습을 90년대에 있었던 그대로 재현합니다. 콘서트와 쇼, 그리고 과장된 패션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무대매너는 그들의 성격을 알게하는데 더 없는 장치로 이해되지요.

사운드트랙 안에서도 '티 렉스(T-Rax)'나 '루 리드(Lou Reed)'나 '이기 팝(Iggy Pop)'은 친숙하게 들립니다. 영화의 내용이 그래서인지 이들의 음악이 없다면 이 영화의 존재가 힘들었을 정도로 이들의 음악이 바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됩니다. 영화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가상의 밴드들 중에서 <벨벳 골드마인>의 커트 와일드와 브라이언 슬라이드처럼 현실 속에서 그 존재를 쉽게 인식시키게 하는 가수나 밴드도 없을 듯 싶으니 말이죠. 세월을 다시 거슬러 브라이언 슬라이드를 찾아가는 기자 스튜어트는 예전에 우리가 사랑했던 가수들을 다시 정리해보고자 하는 우리들과 다름이 없지요.

영화는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우상이었던 뮤직스타를 다시 만나고 그 시절을 다시금 반추하게끔 하는 방법에 대해 너무나 친절하게 보여줍니다. 마치 잊어버리고 있던 일기장과 함께 발견되는 박스 속의 LP판이 말해주는 스타를 다시 만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다시 그것들을 찾던 시대로 나를 데리고 가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벨벳 골드마인>은 충실한 자기 고백 그 자체입니다.

자! 그럼 영화 속의 가상밴드,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글렘 록의 한 중심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만끽하도록 해 봅시다. 제가 글렘 록을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한번은 음악에 나를 던져 본 적이 있는 짧은 시간 속으로 그런 추억을 주기에 영화 <벨벳 골드마인>은 더 없이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작업에 참여했던 라디오헤드처럼 과거에 대한 향수는 때론 존경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니까요.

화려하지만 쓸쓸했던 영화 속의 무대가 아닌 각자의 작은 방에서 이 영화의 음악들을 다시 들어보면 어떨까요? 사운드트랙의 여러 곡 중에서 열두번째 트랙에 위치한 곡, '루 리드'가 부르는 "Satellite Of Love"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음악으로 인해 열정적이었던, 그래서 언제나 반가운 3분 39초가 되시길 바라며...

-수록곡 리스트-

1. Needle In The Camel's Eye - Brian Eno
2. Hot One - Shudder To Think
3. 20th Century Boy - Placebo
4. 2HB - The Venus In Furs
5. T.V. Eye - Wylde Rattz
6. Ballad of Maxwell Demon - Shudder To Think
7. The Whole Shebang - Grant Lee Buffalo
8. Ladytron - The Venus In Furs
9. We Are The Boys - Pulp
10. Virginia Plain - Roxy Music
11. Personality Crisis - Teenage Fanclub & Donna Matthews
12. Satelite Of Love - Lou Reed
13. Diamond Meadows - T. Rex
14. Bitter's End - Paul Kimble & Andy Mackay
15. Baby's On Fire - The Venus In Furs
16. Bitter-Sweet - The Venus In Furs
17. Velvet Spacetime - Carter Burwell
18. Tumbling Down - The Venus In Furs
19. Make Me Smile (Come Up And See Me) - Steve Harley
by kinolife 2006. 7. 21. 12:49
커미트먼트 The Commitments

감독 : 알란 파커 Alan Parker
주연 : 로버트 애킨스(Robert Arkins)
        마이클 알렌(Michael Aherne)
음악 : 폴 부쉬넬 Paul Bushnell
1991년 MCA Records. 국내발매

영화에 있어 음악의 중요성은 또 다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이와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영화에 음악을 입힌다는 것에 상당한 재능한 가진 몇 안되는 감독 중에 알란 파커를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만든 영화들 중 <페임 Fame>은 아주 중요한 뮤지컬 영화이며, 영화 <The Wall>에서 듣는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영화음악의 정수 중 하나지요. 그리고 1991년에 만든 작품 커미트먼트 (THE COMMITMENTS)는 영화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주제로 듣는 OST '영화 속 밴드' 그 여섯번째 영화, 여섯번째 그룹이야기는 알란 파커와 음악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허름한 옷차림과 구성원조차 모자라는 하급 그룹 '앤드 앤드 앤드'의 음악은 한마디로 삶에 지친 이들이 들려주는 불협화음 그 자체입니다. 지칠대로 지친 이들은 가난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노동자이지만 팝의 선두가 되고 싶은 공통된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팝의 선두가 되기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그러했듯이 할리우드 행을 결심하는 청년들, 당연히 그들의 고생은 말이 아니지요.(갑자기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에 나오는 멤버들의 생활상이 떠 오릅니다.) 진로마저 불투명한 상태에 놓이게 된 이들, 이때 앞으로 그들의 매니저가 될 밀가루 투성이의 지미 래빗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스스로가 흑인임을 자랑스러워했던 제임스 브라운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제임스 브라운의 이야기는 이들에게 노동자이고 아일랜드인이라는 것 그리고 분명한 고향 더블린 시민임을 긍지로 갖게 했지요. 마치 아스트로 피아졸라가 자신의 음악인 탱고를 버리려 했다가 다시 새로운 탱고를 찾아내듯이 ....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들린 자각의 소리는 자신들의 음악을 위한 통과의례임을 보여주고 이름 모를 한 그룹은 그들 스스로의 음악의 재건과 붕괴에 이르기까지 긴 인생역정처럼 드라마틱하게 그려나갑니다. 영혼을 노래하는 작은 영화의 이야기는 현실의 벽은 예술보다 높은 것임을 보여주지만, 젊음과 열정은 현실을 넘어선 예술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이 되지요." 당신은 소울(영혼)이 있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고되게 일하는 그룹 '커미트먼트'는 그것을 찾아나선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합니다.

더블린을 무대로 벌어지는 힘찬 노래소리를 담고 있는 영화 <커미트먼트>의 사운드트랙은 그들의 방황만큼이나 아슬아슬하지만 풋풋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오늘은 오리지날 사운드 트렉에 위치한 많은 곡 중에서 트랙 네번째에 위치한 곡, "The Dark End Of The Street"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자신의 내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젊음, 그래서 신나고 의미있는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2분 34초가 되시길 바라며...

-수로곡 리스트-

1. Mustang Sally
2. Take Me To The River
3. Chain Of Fools
4. The Dark End Of The Street
5. Destination Anywhere
6. I Can't Stand The Rain
7. Try A Little Tenderness
8. Treat Her Right
9. Do Right Woman, Do Right Man
10. Mr. Pitiful
11. I Never Loved A Man
12. In The Midnight Hour
13. Bye Baby Bye
14. Slip Away
by kinolife 2006. 7. 21. 12:47

그레이스 하트 Grace of My Heart

감독 : 앨리슨앤더스 Allison Anders
주연 : 일레나 더글라스 Illeana Douglas
        맷 딜런 Matt Dillon
        에릭 스톨츠 Eric Stoltz
        존 터투로 John Turturro
음악 : 카란 레이스트만 Karyn Rachtman
1996년 MCA Records 발매(수입)

조금은 붉은기가 도는 황색벽돌로 된 서점과 레코드점, 그리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나오는 빵집, 꽃집 등의 상가거리가 연상이 되는 미국의 여느 거리에서 울려펴져도 좋을 음악들로 가득한 사운드트랙 <그레이스 하트>는 이 글을 쓰는 내겐 행운처럼 다가온 앨범이었습니다. 테마가 있는 사운드트랙에서 두번째로 소개한 영화 <댓 씽 유두>처럼 이 영화속의 가상그룹의 음악은 뜻밖의 만남 만큼 상큼했었지요.

<댓 씽 유두>가 이십대 초입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영화 <그레이스 하트>는 그 초입에서 삼십을 넘어서면서 노래로 성숙해지는 한 여자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영화와 음악을 비교해 감상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이 두 영화와 사운드트랙은 각각의 색깔을 다르게 가지면서도 '노래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너무 아름답게 담고 있는 작품이어서 같이 생각하면서 듣는 음악은 더 깊은 맛을 내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수 지망생인 데니스는 자신의 재능과 노래에 대한 열정만을 믿고 남성 위주의 팝 음악 세계에 뛰어들게 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데니스에게 있어 노래는 삶의 행복 그것이었지요. 어느 날, 데니스는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진정한 친구이자 매니저인이며, 음반 제작자인 조엘이었지요. 그를 만나면서 그녀는 진정 그녀가 꿈꾸던 음악인생을 살게 되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여자로서의 삶도 시작이 되고 그 사랑은 그녀에게 새롭게 성장하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음악인생을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다 보니 영화 내내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곡들은 5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두왑(doo-wop)'에서부터 70년대의 사이키델릭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컨츄리와 발라드 그리고 드라마틱한 많은 곡들은 주인공 대니스의 인생만큼이나 극적으로 들리지요. 한마디로 실제 인물 대니스의 인생을 음악으로 듣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이 영화의 음악은 값진 것입니다.

사운드트랙 내에 아주 좋은 곡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컨츄리 가수로 유명한 숀 콜빈이나 국내에도 유명한 포트레이트의 곡도 좋겠죠. 하지만 다른 곡 역시 마음이 갑니다. 그래서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한곡을 선택하기가 무척 힘든 사운드트랙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엘비스 코스텔로의 음성을 들어보도록 하죠.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데니스의 절박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곡, 트랙 1번 "God Give Me Strength"를 들어보았음 합니다. 데니스의 간절함,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차분한 6분 8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God Give Me Strength - Burt Bacharach / Elvis Costello
2. Love Doesn't Ever Fail Us - The Williams Brothers
3. Take A Run At The Sun - J Mascis
4. I Do - For Real
5. Between Two Worlds - Shawn Colvin
6. My Secret Love - Miss Lily Banquette
7. Man From Mars - Kristen Vigard
8. Born To Love That Boy - For Real
9. Truth Is You Lied - Jill Sobule
10. Unwanted Number - For Real
11. Groovin' On You - Juned
12. In Another World - Portrait
13. Don't You Think It's Time - J Mascis
14. Absence Makes The Heart Grow Fonder - Tiffany Anders / Boyd Rice
15. Boat On The Sea, A - Kristen Vigard
by kinolife 2006. 7. 21. 12:46
조지아 Georgia

감독 : 울루 그로스바드 Ulu Grosbard
주연 : 제이퍼 제이슨 리 Jennifer Jason Leigh
        마리 위닝햄 Mare Winningham
        테드 레빈 Ted Levine
음악 : 스티븐 솔레스 J. Steven Soles  
1996년 WEA MUSIC KOREA 국내 발매

가끔, 형제나 자매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나 다르지만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거나 취향이 다른 듯 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비슷한 것들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서 극장문을 나선 기억이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참 괜찮은 영환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그 영화는 '노래'를 하는 한 자매의 이야기였지요. 개인적인 소질을 개발함은 물론 평온한 가정 생할을 하고 있는 언니와 그보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도 술에 쩔어 그 실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여동생이야기. 바로 다르면서도 같은 자매들 이야기였지요. 그 영화의 제목은 바로 <조지아 Gorgia>였습니다.

영화 <조지아 Gorgia> 역시 음악 영화답게 영화 안에 몇몇의 밴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언니는 정식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팬들의 환호속에서 멋드러지게 콘서트를 합니다. 그녀에게는 팬들의 열광과 매스컴의 환호가 있는 반면, 동생은 낡은 락카페에서 관객들의 무관심 속에서 고래고래 고함치듯 노래를 하지요. 그리고는 쓸쓸히 무대에서 내려와 또 술을 먹고 스스로를 망가트리며 쓰러지지요. 이 두 자매의 상반된 모습은 어쩌면 단순히 노래라는 매개를 가지고 두 가지 형태의 삶이 있으며, 그 둘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과, 그 재능의 관리라는 문제는 언제나 많은 예술인들의 고민이며 현실이었으니까요.

우리가 아는 많은 예술인들은 쉽게 마약과 술, 그리고 타락에 빠져들었었지요. 그리고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은 이들의 수명을 단축시켰으며 팬들은 요절이라는 단어를 그들 이름 옆에 붙여 두고 그들을 기억해야 했었지요. 동생 새디는 그런 사람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스스로 지쳐가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절규같이 들리지요.

그와는 반대로 언니 조지아는 자신을 삶 속에 음악은 중요한 일부분이었지요. 가족만큼이나 그리고 자기 자신만큼 소중한 정도이지 음악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들려주는 음악은 교회의 가스펠 음악처럼 친근하고 편안하게 들리지요. 영화음악 곳곳에 이들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몇몇의 곡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트랙 01번과 트랙 12번은 같은 곡 "Hard Time"을 두 배우가 각각 불러주고 있지요. 같은 곡이지만 그 느낌은 상당히 다릅니다. 아마 영화에서 보여주는 자매의 차이처럼 다르게 들리지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곡인 트랙 7번  "I'll Be Your Mirror" 와  우리 귀에도 익숙한 곡인 "Hava Nagila"는 트랙 9번에 위치해 듣기 좋지요. 이 중에서도 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 "If I Wanted"를 들어볼까 합니다. 트랙 3번에 위치하고 있지요. 제가 이 사운드트랙에서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두 자매의 아름다운 교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금은 불안하면서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아주 독특한 이 곡, 꼭 많은 사람들과 듣고 싶습니다. 모든 형제와 자매들을 결국 자신을 삶을 살지만 언제나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의 하모니는 그것을 느끼게 하지요. 끈끈한 혈육의 정을 음미하게 하는 뜨거운 2분 40초가 되시길 빌며 전합니다.

-수록곡 리스트-

1. Hard Time
2. Almost Blue
3. If I Wanted
4. Sally Can't Dance
5. Optimistic VoicesO'55
6. Midnight Train
7. I'll Be Your Mirror
8. Yosel Yosel
9. Hava Nagila
10. Mercy
11. Ain't Nobody Business
12. Hard Time
13. Take Me Back
14. There She Goes Again
15. Arizona Moon  
by kinolife 2006. 7. 15. 13:28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枯領街殺人事件

감독 : 양덕창
주연 : 장진
        리자 양
        장 구오주
음악 : 장 혼다
1995년 4읠 13일 WARNER MUSIC KOREA 발매

대만의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란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를 제외한다면 너무나 찾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몇몇의 이름난 감독들의 작품을 제외한다면 사실 대만의 대중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너무나 힘든 일이지요.

90년대 초, 예술영화의 바람과 함께 영화팬들이 너무나 열열하게 칭송했던 몇몇의 대만 감독들 중에 양덕창이라는 이름은 상당히 유명한 이름이었습니다. 당시 소문에 휩싸였던 작품은 120분짜리 테이프 2개를 꽉꽉 채웠던 것으로도 유명했던 영화 <고령가살인사건>이었습니다. 작품의 길이도 길이였지만 답답한 시대에 힘겹게 청춘을 경험하는 아시아의 한 나라에 관한 내용 때문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했었지요. 대만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흡사하다는 이야기는 대만영화를 통해 많이 읽을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선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당시 대만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이 남겨준 그들의 대중문화가 자신의 성장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양덕창의 말은 영화를 기억하는데 있어 다시 한번 머리에 새기게 합니다. 그러고보니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감독 자신이 지나온 자신의 청춘을 다시  되돌아보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요. 자신의 청춘기에 영향을 미쳤던 미군부대의 음악소리 역시 우리들의 기억과 그리 멀지 않아 이 영화에서 쓰인 음악들 역시 우리도 대만과 비슷하게 가졌던 그 시대를 회상하기에 모자람이 없게 하는 작품입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이 오비슨, 그리고 버디 홀리의 음색은 미군부대의 담배연기 자욱한 술집을 떠올리는데 더 없이 좋은 것들입니다. 항상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곳, 그래서 시간이 정지한 듯한 그곳에서 그들은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살아있지요. 그리고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서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사귀는 아이와의 결투를 뒤로 하고 자신의 여자 친구의 가슴에 칼을 꽂는 소년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듯 영화전반에 조용히 흐릅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런 상처입은 청춘과 함께 그곳에 있는 듯 합니다.

미국의 록큰롤을 대표하는 이름 엘비스 프레슬리는 인기와 부을 통한 성공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사실, 불행한 그의 일생과 급작스러운 죽음을 생각한다면 그의 목소리가 더 이상 달콤하거나 행복의 증표는 아니지요. 어두웠던 시대, 그리고 정체한 듯 답답한 시간 속에서 울려 퍼지는 프레슬리의 목소리는 먼 바다를 건너온 위로이기보다는 동질감에 더 가깝습니다.

양덕창은 영화 속에서 그의 목소리를 '고령가 소년 합창단'을 조직, 재편곡해 더욱 더 가깝게 스코어화 했지요. 그래서 영화 속의 음악들은 더욱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쓸쓸한 청춘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는 영화 <고령가소년 살인사건>의 사운드트랙 중에서는 첫 곡에 자리잡은 프랭키 아발론(Frankie Avalon)의 "Why"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트랙 6번의 동명 연주곡(Guitar Instrumental)과는 다른 버전입니다. 조용하고 나즈막한 그리움의 시간여행 2분 32초가 되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Why
2. Poor Little Fool
3. Angel Baby
4. Don't Be Cruel
5. Mr. Blue
6. Why (Guitar Instrumental)
7. Are You Lonesome Tonight
8. This Magic Moment
9. Only The Lonely
10. Never Be Anyone Else But You
11. Peggy Sue
12. Are You Lonesome Tonight
(Guitar Instrumental)
by kinolife 2006. 7. 15. 13:24

댓 씽 유두 That Thing You Do

감독, 각본 : 톰 행크스 Tom Hanks
주연 : 톰 애버릿 스코트 Tom Everett Scott
        리브 타일러 Liv Tyler
        조나단 쉐이크 Johnathon Schaech
        애단 애버리 Ethan Embry
음악 : 하워드 쇼어(Howard Shore)
1996년 Sony Music 국내 발매

<빅>, <아폴로 13>, <포레스트 검프>, <필라델피아> 그리고 최근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까지 이들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톰 행크스를 생각한다면, 아주 많고 다양한 작품 수 만큼이나 뛰어난 연기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헐리우드의 베테랑 배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톰 행크스의 영화적인 재능이나 감각은 단순히 배우에만 머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릴 사운드트랙의 원안이 되는 영화의 감독을 맡은 이가 바로 탐 행크스 그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댓 씽 유두>의 영화소개를 보면 그의 역할은 영화 속에서 밴드들을 이끌어 가는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현실에서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감독에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각본, 그리고 사운드트랙의 프로듀서도 그가 맡고 있으니, 사실 이 영화의 큰형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젊음, 혹은 청춘에 대한 찬양가로 가득한 청춘보고서 그 자체입니다. 탐 행크스가 본인의 청춘에 대한 향수병이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이 들 정도로 이 영화는 60년대의 미국의 모습을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근간이 되는 그룹 '원더스(The Wonders)'의 탄생과 활약 그리고 그들의 뒷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사실 60년대의 미국하면 떠오르는 세계적 전설인 밴드 '비틀즈(The Beatles)'의 활약상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꼭 영화 속의 밴드가 4인조로 '비틀즈'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러한 상상이 되기도 하지만, 음악의 색깔이나 영화적인 분위기가 그런 60년대의 미국을 대표하는 락큰롤의 신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뛰어난 밴드의 리더는 존 레논을 떠올리기에 하며(사실 존 레논의 카리스마와는 많이 달랐지만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요.) 밴드의 다른 한 멤버는 폴 메카트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게 합니다. 아니 꼭 이렇게 억지로 대비하지 않더래도 비틀즈는 우리들에게도 신화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60년대의 미국음악을 느낄 수 있다하면 비틀즈가 생각이 나니 더욱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런 영화의 주된 성격이 가미된 영화 <댓 씽 유두>의 음악은 옛 향수만큼이나 매력적인 스코어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멋진 사운드트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요, 흥겹고 귀에 익은 듯 하면서도 다른 맛을 느끼게 하지요. 영화 속에 새로운 그룹을 프로모터하는 탐 행크스의 모습은 작지만 아주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건 사실 영화음악의 덕이 큽니다. 예전에 언젠가 즐겨 듣던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영화 속의 그룹 '원더스'가 실제 그룹이 아니라는 참고 멘트를 빼놓지 않았었습니다. 똑같은 멘트 뒤에 자주 들려지던 주제곡 "That Thing You Do" 에 대한 기억이 나는 지금, 이 곡을 꼭 다시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곡은 사운드트랙에는 2, 6, 15번 트랙을 통해 총 세번의 다른 버전으로 소개됩니다. 마치 스튜디오 녹음, 라이브 녹음, 혹은 부트렉에 실린 전혀 다른 버전처럼 아주 다양하게 선보이죠. 이 곡과 함께 영화 <댓 씽 유두>의 사운드트랙에는 60년대의 미국음악을 대표하는 락큰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마지막 트랙에 자리잡은 곡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라이브 버전이지요. 학교 강당에서 연주되는 가상 그룹 '원더스'의 연주 사이로 간간히 들려오는 청춘의 집단적인 괴성(와~!, 아~! 그리고 절정에 다다르는 아악~!)이 섞인 생생한 곡입니다. 청춘에겐 그들의 소리와 환호, 그 속에 내재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으며, 청춘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들에겐 더 없는 향수가 되는 이 곡 "That Thing You Do" 를 통해 활력과 흥겨움을 느껴봄도 좋을 듯 싶습니다. 즐거운 2분 54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Lovin' You Lots And Lots - Norm Wooster Singers
2. That Thing You Do! - The Wonders
3. Little Wild One - The Wonders
4. Dance With Me Tonight - The Wonders
5. All My Only Dreams - The Wonders
6. I Need You (That Thing You Do) - The Wonders
7. She Knows It - The Heardsmen
8. Mr. Downtown - Freddy Fredrickson
9. Hold My Hand, Hold My Heart - The Chantrellines
10. Voyage Around The Moon - The Saturn 5
11. My World Is Over - Diane Dane
12. Drive Faster - The Vicksburgs
13. Shrimp Shack - Cap'n Geech & The Shrimp Shack Shooters
14. Time To Blow - Del Paxton
15. That Thing You Do! - The Wonders (live)
by kinolife 2006. 7. 15. 13:20

밴디트 Bandits
감독 : 카챠 폰 가르니에 katja von garnier
주연 : 카챠 리만 katja riemann,
        야스민 타바타바이 jasmin tabatabai
        니콜렛 크레비츠 nicolette krabiz
        유타 호프만 jutta hoffmann
음악 : 밴디트 Bandits
1999년 5월 universal music 국내 발매

영화의 제목이자 여성록밴드의 이름이기도 한 '밴디트 bandits'란 말은 라틴어 어원으로 '금지된 자'라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이 밴드의 결성이 감옥에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그 의미가 더 진하게 다가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의 밴드 '밴디트'는 감옥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고 레코드사에 녹음 테이프를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들 밴드가 우연히 감옥에서 탈출하면서부터지요. 말그대로 도주하는 4인조 여성밴드인 셈인데요. 우선 그룹의 멤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룹 '밴디트'의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이는 야스민 타바타바이입니다. 그녀는 극중에서 폭력전과자 루나로 나오는데 그녀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상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실제 뮤지션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쉬트트가르트에 있는 국립 아카데미에서 음악과 연기를 전공했으며, 실제로 '카우걸 블루스'라는 밴드의 리디싱어로 활동하는 가수기도 하지요. 타바타바이는 실제로 이 영화에 사용된 대부분의 곡들을 작곡, 작사했으며 영화 속 사운드트랙에서는 실제로 그녀가 기타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애인을 죽이고 잡혀온 드러머로 출연하는 카챠 리만의 경우 이 영화를 통해 드럼을 배워 실제로 연주를 하는가 하면 사운드트랙에도 소개된 "shadows"를 작곡하기도 했답니다. 그리도 또 한명의 맴버인 니콜렛 크레비츠(결혼사기범으로 나오는)의 경우는 "It's alright"란 곡을 작곡했다고 하니 이들 배우는 말이 배우지 사실 실제 여느 뮤지션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영화 속의 사운드트랙 중에서 이들이 레코드 회사에 보냈던 테이프를 플레이 하면 나오는 노래가 사운드트랙 6번인 "another sad song"이죠. 이 곡은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잔잔하면서 편안하게 들리는 곡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도주하는 장면에서 유일하게 보여지는 러브신에서 흘러나오는 스코어는 트랙 4번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곡명은 "Cristal cowboy"였지요.

그리고 이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귀에 익은 곡은 역시 주제곡 처럼 쓰인 트랙 1, 15, 17번 등 세가지 버전으로 들어가 있는 "puppet" 입니다. 영화의 내용을 가장 잘 반영한 듯한 반항적인 느낌까지 드는 이 곡은 영화에서 도주를 하던 이들 밴드가 라디오를 통해 자신들이 알려지고 있음을 알게 해준 곡이기도 하지요.  

영화가 이들 가상밴드의 음악과 도주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이들에게 음악은 그들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현실에 대한 반항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보조적인 역할 이상으로 이야기의 축이 되고 있지요. 특히 이들 그룹 '밴디트'의 음악은 영화음악 이상으로 신선합니다. 마치 엘라니스 모리셋이나 사라 멕라클란 처럼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듬으로서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성가수들 처럼 자신감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 영화 <밴디트>의 사운드트랙 중에서 들어볼 곡은 끝을 모르고 도주하는 이들에게 스스로를 휴식 가까이에서 위로 하게 하는 한 곡을 골라 보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곡은 트랙 10번, "shadows" 로, 나즈막하게 속삭이는 듯이 들리는 카챠 리만 작곡, 보컬곡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긴박함 속에 짧게 느끼는 편안함을 기억하면서 듣는 차분한 3분 21초가 되시길 빕니다.

-수록곡 리스트-

1. Puppet
2. If i were god
3. It's Alight
4. Crystal Cowboy
5. Catch Me(Short)
6. Another Sad Song
7. Blinded
8. Like It
9. All Along the Watchtower
10. Shadows
11. Time Is Now
12. Photograph
13. Ain't Nobody's Buziness If I Do
14. When ich ein VVoglein War
15. Puppet(Lena & Angel)
16. Catch Me(Movie)
17. Puppet Chase
by kinolife 2006. 7. 15. 13:16

‘노래’는 때론, ‘음악’이라는 단어보다 정겹고 그 역사도 오랜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두 단어는 같은 의미로 쓰일 때가 많음에도 발생하게 되는 이런 차이는 단순히 단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래는 편안하고 일상적이며 음악은 학문적이고 무거운 느낌, 이 단어의 느낌 중에서 ‘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와 함께 의미 지워질까? 답답한 도시 속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가락은 갑작스럽게 그런 노래 그것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지난 화요일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는 지하철 문화사업단에 소속된 에콰도르의 전통 음악단인 시사이(SISAY)의 조촐한 공연, 콘서트 아니 음악회가 있었다. 바쁘게 퇴근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은 이 노랫가락은 이국적인 음색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일지도 있겠지만, 그것에 앞서 낯선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의 파장이 먼저 귀를 자극했을 테고, 그 자극을 받는 뇌는 호기심으로 이어져 시선 역시도 그 소리가 울려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놓았을 것이다. 이렇게 노래는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하면서 일상을 일깨우면서 관심과 사랑을 갈구한다.

한마디로 말해 에콰도르 음악단 사사이의 음악은 음악의 질, 혹은 수준으로 평가한다면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즉석의 공간에서 호기심에 가득찬 흥분의 감각이 믹싱이 된 상태가 아니라면, 스튜디오로 녹음이 된 그들의 음악은 그렇게 매력적인 수준을 가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 그건 순전히 필자의 개인적인 편견이자 독설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7-8년 전에 들었던 ‘로스 잉카스(Los Incas)’의 앨범들과 폴 사이먼의 라이브를 통해 들었던 ‘우르밤바(Urubamba)’의 선율은 이들의 음악적 선배로써가 아니라 음악에 계단이 있다면 그 단계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지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잉카의 언덕의 아래와 봉우리의 차이라고 할까. 적어도 예전에 직접 들었던 안데스의 소리는 이들의 음악처럼 들떠 있다든가 하는 류의 가벼운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로스 잉카스 이후의 안데스 소리는 전통이나 그 나라의 땅에서 나는 흙 냄새, 잊혀진 세월의 향기 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유럽과 아시아를 떠돌면서 유랑하면서 썪이고, 변하고 새롭게 자신을 변화시킨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깊이 이전에 쉽게 다가오고 또 쉽게 잊혀지기 쉽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좁고 먼지 많고, 발걸음 빠른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하철에서 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잠시 머무르게 하고 그들의 시간을 이 짧은 음악에 묶어 둘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닌가? 그렇듯 노래는 떠돌이처럼 떠 돌고 떠돌이처럼 사람들 곁에 머물고 또 떠나고 그런 것이 아닌가. 이런 음악을 곁에 두는 것도 듣는 이들이고, 멀리 보내는 것도 듣다가 이젠 듣지 않는 이들이다.

멀리서 이름 모를 나라의 좁은 지하철 공간을 이용해 노래하고 자신의 시디와 악기들을 판매한 수익으로 또 노래하는 이들, 제 3세계 그것도 낯설다면 한 없이 낯선 안데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 가수 김목경을 생각한 나는 단순히 음악적 현학, 아니 잡다한 지식이 많은 한 사람일까?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들이 목청 놓아 노래하고 숨죽여 호흡을 맞추고 악기를 다듬는 사이 사이 김목경이라는 우리 가수를 쉽게 지우진 못했다. 이상하게 이들과 쉽게 오버 랩 되는 그림 하나, 김목경이 영국의 차가운 스모그 아래에서 우리 식으로 통기타를 치고 우리말로 때론 영어를 썪어가며 노래했을 그 핏대 선 목줄기가 떠 오르는 건 어쩌면 이 먼 타국에서 노래하는 시사이처럼 떠돌며 노래하는 이들의 이력이 닮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확실히 그럴 것이다. 방랑하듯 떠돌고, 노래하고 또 노래하고…이렇게 노래하는 이들의 유랑이야 말로 노래가 사람에 의해 불려지고 사람에 의해 듣겨서 또 불러지고 전해지고 했을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지하철에서 노래하는 에콰도르의 시사이나 영국에서의 김목경이나 뭐가 다르겠는가? 라는 생각을 아주 쉽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전혀 연관이 없는 이 둘의 모습에서 아주 쉽게 떠돌아다니는 노래의 본질과 만날 수 있다. 떠돌이처럼 떠도는 노래의 모습을 말이다. 그 곳, 혹은 이 곳에서 노래하는 이들의 마음이야 다 다르겠지만 그 모습, 노래의 한 일면을 보고 그런 유랑의 굴곡이 담긴 노래를 드는 이들의 마음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사사이나 영국의 김목경이나 말이다.

노래에는 원래 이렇게 방랑의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아니 방랑해야만 살아남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들은 이들의 귀를 통해 전달이 되고 또 다시 그들의 입을 통해 또 전달이 되고, 이러는 사이 노래는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서 유랑하는 것이 아닐까?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 사이를 떠 도는 것이 이른바 히트곡이고, 이보다 더 시간을 초월하고 장소를 초월한 음악들이 명곡으로 남아 수많은 시간과 사람들에게 불려지고 들려지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작곡가와 가수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그 이후의 음악은 작곡가의 손을 떠나 또 가수의 입을 떠나 CD로 저장이 되어 자기만의 유랑을 떠나야 하지 않나. 모든 것이 그렇듯 부모의 곁을 떠나 스스로의 위치를 잡아야만 온전한 하나의 독립적 존재가 되듯, 노래도 만들어 지고 만들어진 곳을 떠나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자신의 가치를 가지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것처럼 노래도 그러하다.

빠듯한 하루 하루, 어느 하루도 다를 수 없이 반복되는 이 분주함 속에 울려퍼진 시사이의 음악과 시디에 담긴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를 들으면서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떠 올린 날, 이렇게 낯선 땅에서 불려진 노래처럼 떠돌고 다시 집으로 오고 시디로 남아 어디로 어디로 또 떠나는 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노래처럼 나도 집을 떠나 일터로 갔듯이 다시 나의 집으로 돌아가는 짧고 반복적인 생활 속에 노래랑 닮은 삶의 한 모습을 떠 올려본다. 그래서 노래가 고맙고 또 노래하는 이들의 고뇌가 의미 있게 보인다. 떠돌이 같은 노래, 나그네 같은 인생이 그렇게 딱딱한 도시를 스쳐가는 2002년 월드컵 전의 오월이다.

이 글은 제가 2002년 6월에 www.kpopdb.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by kinolife 2006. 7. 1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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